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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너만은 이기고 싶다

1707년 연합법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의회를 하나로 묶으며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을 탄생시켰다. 법적으로 한 나라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스코틀랜드의 저항 정신이 쉽게 사라질 리 만무했다. 명예혁명(Glorious Revolution, 잉글랜드 의회와 네덜란드의 오렌지 공 윌리엄이 연합하여 제임스 2세를 폐위시킨 혁명) 이후 영국에는 스코틀랜드의 왕실이었던 스튜어트 왕조의 복위를 주장한 자코바이트의 난(Jacobite rising)이 여러 차례 일어난다. 1745년 찰스 왕세자는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에서 대규모 봉기를 일으켜, 에든버러를 점령한 데 이어 잉글랜드의 더비까지 진격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프랑스의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퇴각했고, 이듬해 벌어진 컬로든 전투에서 패하며 자코바이트의 난은 막을 내린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아웃랜더(Outlander)가 이 시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잉글랜드는 반란의 씨를 없애고자 스코틀랜드 지역 사회에 잔혹한 탄압을 가했다. 많은 이들이 반역죄로 처형됐고,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백 파이프와 격자무늬도 금지됐다. 이들의 클랜(clan, 씨족) 제도도 잦은 반란의 근거로 여겨져, 1750~1860년에 걸쳐 고원지대의 인구를 대폭 줄이는 하이랜드 클리어런스(Highland Clearances) 정책이 시행되었다. 클랜의 붕괴로 많은 구성원은 고향에서 쫓겨났다. 이들은 도시의 하층민으로 살 거나 신대륙으로 이민을 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두 나라는 피를 덜 흘리는 방법으로 싸우는 법을 찾아냈다. 축구를 통한 대결이 바로 그것이었다. 두 나라는 1872년 축구 역사상 최초의 국제 경기를 벌였다.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에서 치열하게 부딪힌 끝에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이듬해인 1873년 런던에서 다시 한번 두 나라의 경기가 벌어져, 잉글랜드가 4-2로 승리한다. 이후 두 나라의 경기는 매년 열렸다. 악감정이 남아있던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만은 꼭 이기고 싶어 했다. 언론은 이들을 ‘오래된 적(Auld Enemy, auld는 스코틀랜드 영어로 old를 의미)’으로 불렀다. 인구와 경제력에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보다 훨씬 작은 나라다. 하지만 뛰어난 축구 기술로 무장한 이들은 라이벌에 당당히 맞섰다. 그 결과 스코틀랜드는 1880년부터 5연승을 거두는 등 초반 16경기에서 10승 4무 2패를 거두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스코틀랜드가 29승을 거둔 데 비해, 잉글랜드는 19승에 그쳤다. 2차 대전 이후 판세는 바뀐다. 특히 잉글랜드는 1966 월드컵 우승에 이어 기세를 모아 19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기세등등했던 잉글랜드가 1967년 자신들의 성지 웸블리에서 스코틀랜드와 다시 만났을 때, 결과는 뻔해 보였다. 그러나 스코틀랜드가 3-2로 깜짝 승리를 거둔다. 승리에 고무된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이 ‘비공식 세계챔피언’이 됐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벌어진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꾸준히 우위를 보였고, 결국 연례 경기는 198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 잉글랜드 입장에서 스코틀랜드는 경쟁 상대가 더는 아니었고, 새로운 라이벌로 부각한 아르헨티나·독일과의 경기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 96에서 다시 맞붙는다. 7년 만의 대결에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1996년 6월 15일 웸블리에서 열린 경기 전 스코틀랜드의 국가 ‘Flower of Scotland’가 연주되자, 잉글랜드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보냈다. 후반전 앨런 시어러의 골로 잉글랜드가 앞섰고, 키퍼 데이비드 시먼은 페널티 킥을 막아냈다. 이어 당시 스코틀랜드 클럽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폴 게시코인이 그림 같은 슛을 성공하며 잉글랜드가 2-0으로 승리한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를 만나 4-0으로 앞서다, 78분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에게 골을 허용한다. 4-1로 끝난 이 경기에 잉글랜드 팬들은 특히 열광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네덜란드에 막혀 1994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 했던 잉글랜드는 2년 만에 대승으로 빚을 갚아준 것이다. 둘째 네덜란드의 이 한 골로 인해 결국 스코틀랜드가 8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후 이들은 월드컵 예선과 유로 등에서 몇 차례 더 맞붙었다. 두 나라는 지금까지 총 115번의 공식 대결을 가졌다. 다른 어떤 나라도 이들보다 많이 만나지 않았다. 역대 전적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각각 48승과 41승을 거뒀고, 26번 비겼다. 아울러 1937년 경기에는 14만 9415명의 관중이 모여 유럽 축구장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일 스코틀랜드는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통산 8번 월드컵에 진출한 스코틀랜드는 본선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도 무려 24년 전이다. 그만큼 스코틀랜드도 2022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가 연주 때 스코틀랜드 팬들은 그들의 국가를 따라 불렀다. 팬들은 경기 후에도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줬다. 거대한 이웃 나라와 싸우고 있는 현재의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며,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유를 위해 싸웠던 자신들의 옛 모습을 본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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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맞춤 수트샵 ‘브라운오씨’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해리스트위드 30% 할인

한남동의 테일러샵 브라운오씨가, 본격적인 겨울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해리스트위드 맞춤 수트 이벤트를 진행한다.본 이벤트는 스코틀랜드의 해리스트위드 원단을 사용한 수트와 자켓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맞출 수 있다. 스코틀랜드 해리스 섬에서만 제작하는 해리스트위드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영국 의회의 법률로 통제될 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수트 원단에 비해, 거칠고 질긴 것이 특징으로 따뜻하고 습기에 강해 겨울에 적합한 원단이다. 특히 트위드의 전통을 이어가는 영국에서는 매년 트위드 런이라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트위드 런이란 트위드 원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며 클래식 패션과 문화를 즐기는 행사이다. 한편 해리스트위드 이벤트를 진행하는 테일러샵 브라운오씨는 “이미 많은 셀럽들이 겨울이 되면 트위드 자켓이나 코트를 즐겨 입는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트위드로 만든 옷을 준비하거나 선물한다면 인생에 손꼽히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 이벤트의 취지를 밝혔다. 이소영 기자 2019.11.19 11:44
축구

핸드볼 규칙 바뀌고, 감독도 카드받고…얼마나 개선될까

규칙은 진화하고, 논란을 없애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물론 개선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2019~2020시즌을 앞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3월 2일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열린 제133회 총회에서 다가오는 시즌부터 적용할 경기 규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IFAB는 지난 2년의 시험을 통해 지금의 축구 경기 규칙에서 크게 세 가지를 변경했는데, 그동안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핸드볼 규칙이 바뀐 것이 가장 주목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7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한 경기 규칙 설명회에 따르면, 앞으로 축구 경기 득점 상황에서 일어나는 핸드볼은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반칙으로 선언된다.그동안 핸드볼 반칙은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수많은 축구 경기 규칙 중에서도 오프사이드와 함께 '오심 논란'에 가장 자주 휩싸이는 반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용구처럼 쓰이는 '신의 손'이란 표현처럼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반칙이지만, 고의성을 따지는 판정 기준으로 끊임없이 논란이 벌어졌다. '신의 손'이란 말이 등장하게 된 그 유명한 1986 멕시코월드컵 8강전 디에고 마라도나의 골을 시작으로, 당장 지난달 18일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경기에서 나온 페르난도 요렌테의 핸드볼 득점까지 전 세계 축구사에 핸드볼 오심이 남긴 흔적은 무수하다.이런 핸드볼 오심을 최소화하고, '신의 손' 논란을 줄이기 위해 IFAB는 "손 또는 팔을 이용해 득점했다면 비록 우연일지라도 반칙 상황이 된다"고 규칙을 개정했다. "핸드볼은 손 또는 팔로 공을 접촉하는 선수의 의도적 행동을 의미한다"고 설명해 고의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던 기존 규칙에서 '의도적 행동' 부분이 아예 빠졌다. 의도적으로 공을 건드린 것이 아니더라도, 공격 상황에서 손이나 팔에 맞고 득점으로 연결되면 무조건 핸드볼 반칙이 된다는 뜻이다. 득점 역시 당연히 무효가 된다. 수비 상황에 적용될 때는 조금 다르다. "손 또는 팔이 그 선수의 어깨높이보다 위로, 과도하게 올라간 상태에서 공을 건드렸을 때" 등과 같이 적용 상황이 구체화됐다.IFAB의 핸드볼 규칙 개정은 크게 두 가지 배경에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첫째는 '의도적인' 핸드볼의 고의성을 판단하는 것이 결국 주심 개인의 재량으로 연결되는 만큼 판정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점이다. 둘째는 축구는 어디까지나 발로 골을 만드는 스포츠라는 '기본' 그 자체에 충실하려는 것이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손이나 팔에 맞은 공 하나 때문에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막겠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반복되는 논란을 막기 위한 세계 축구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한편, 핸드볼과 함께 새로 바뀌는 규칙들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IFAB는 감독, 팀 임원의 위반 행위에 대한 경고(옐로카드) 및 퇴장(레드카드)을 도입하기로 했다. 만약 반칙을 저지른 사람을 특정할 수 없다면 기술 지역 내에 있는 지도자 중 가장 높은 지위의 지도자, 즉 감독이 제재 대상이 된다. 또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교체 대상이 되는 선수는 벤치 앞 교체 구역이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경계선 위의 지점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 경기 진행 중 공이 심판의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되거나 공격권이 바뀌는 경우에는 경기를 중단하고 드롭볼을 시행한다.이번에 바뀐 경기 규칙은 세계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폴란드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그리고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에서도 이 규칙에 따라 경기가 운영된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8강부터 새 규칙 아래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시즌 중인 K리그의 경우, 올 시즌까지 현행 규칙을 유지하고 다음 시즌부터 적용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5.09 07:00
축구

FIFA, 2023 여자 월드컵 남북 공동 유치 제안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3 여자 월드컵 남북 공동 유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조심스럽게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4일 "FIFA 측에서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고 먼저 (공동 유치) 이야기해 왔다"며 "정부 측에 이야기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앞서 AP통신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열린 국제축구평의회(IFAB) 회의 이후 "남북의 2023 여자 월드컵 (공동 유치) 얘기를 들었다.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홍 전무에 따르면 FIFA가 여자 월드컵 공동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한 달 전쯤으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FIFA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제안을 들었다. 홍 전무는 "FIFA의 공식 제안이 아니며, 아직 북측과 이야기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그는 "단독 개최라면 바로 진행되겠지만 북한과 공동 개최는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아직 100% 답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FIFA는 지난달 회원국에 2023 여자 월드컵 유치 희망 여부를 오는 15일까지 알려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유치 신청 마감은 내달 16일이며, 개최지는 2020년 3월에 결정된다.AP통신에 따르면 이미 호주와 콜롬비아·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2023 여자 월드컵 유치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한편 남북은 2032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2030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피주영 기자·연합뉴스 2019.03.05 13:13
축구

[현장에서] '찬반 의견 팽팽했지만...' 결국 WC 본선 진출국 확대 결정

눈발이 흩날리는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 앞. 현지시간 10일 오전 일찍부터 각국의 수많은 언론이 이곳에 집결했다. 바로 전날 밤늦게까지 FIFA 시상식이 열렸지만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이날 열리는 FIFA 평의회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이다.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안건은 바로 월드컵 본선 출전 국가 수 조정. 현재 32개국에서 2026년부터는 48개국으로 16개국을 확대하는 결정이 이날 FIFA 본부에서 결정됐다. 유럽 구단들은 끝까지 반대했지만 회의 결과는 만장일치였다. 이로써 1998년 프랑스 대회 때 종전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확대된 이후 19년 만에 다시 한 번 출전국 숫자가 바뀌게 됐다. 경기 수 역시 3-4위전 포함 총 40경기에서 64경기로 늘어나게 됐다.이는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공약이었다. 선수 차출을 꺼리는 유럽 구단들의 꾸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판티노 회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 본선 진출국 확대에 성공했다. 물론 유럽 현지 팬들이나 언론의 의견은 분분하다. 잉글랜드에서 온 한 기자는 “32개국으로 운영되는 현재시스템이 좋은 것 같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도 그것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스코틀랜드협회는 48개국으로 확대되는 방향을 원하고 있다. 월드컵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많은 국가들이 확대에 찬성표를 던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확대로 결정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점치기도 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반가움과 우려가 뒤섞여 있다. 이 기자는 “다양한 국가에 기회를 주는 것은 좋지만 월드컵의 수준이나 흥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현지에서 만난 스위스팬 역시 “32개국의 현재 룰이 좋다고 생각한다. 48개국이 참여하면 수준이 떨어질 것 같다. 4년을 4기다려야 볼 수 있는 대회인데 수준 높은 경기를 보고 싶다”며 확대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본선 확대가 FIFA의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도 있었다.반면 말레이시아에서 온 기자는 “48개국으로 확대해서 기회를 여러 국가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FIFA 순위가 낮은 국가들도 월드컵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세계적으로 축구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참가하는 국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약한 국가들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레전드들의 의견도 갈렸다. 마라도나는 확대에 찬성한 반면 카를로스와 카푸는 확대에 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자신의 의사를 밝히면서도 FIFA가 48개국 확대 출전으로 결론내리라고 예상하는 모습이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FIFA가 48개국 확대 출전을 결정하자 현장에서 대기하던 많은 취재진은 "예상대로 됐다.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취리히(스위스)=김상열 통신원, 정리=김희선 기자 2017.01.10 20:27
축구

이집트 축구장 최악의 참사, 최소 73명 사망

이집트 프로축구 경기 도중에 최악의 관중 난동 사태가 벌어졌다. 축구팬 7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1000여 명에 이른다. 부상자 중 150여명은 위독한 상태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대참사'는 2일(한국시간) 이집트 북동부의 항구도시 포트 사이드에서 일어났다. 이집트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경기에서 강호 알 아흘리가 라이벌 알 마스리와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한 게 발단이 됐다. 예상 밖 패배에 화가 난 알 아흘리의 팬들이 홈팀 팬들을 조롱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먼저 도발했다. 이어 알 마스리 팬들이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와 원정팀 관중석으로 난입해 유혈 난투극을 벌였다. 알 아흘리 선수와 팬들을 향해 돌과 유리병이 날아들었고, 경기장 곳곳이 화염으로 뒤덮였다. 칼·각목 등 흉기를 사용한 이들도 있었다. 달아나던 관중이 좁은 출구로 한꺼번에 몰린 탓에 압사자가 많이 나왔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2,000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며, 이중 2,000명 가량이 원정팀 서포터였다.알 아흘리 미드필더 모하메드 아부트리카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축구가 아니라 전쟁이었다. 내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갔다. 현장에는 보안요원도, 앰뷸런스도 없었다"고 사건 당시를 회상했다. 이집트 축구연맹은 리그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과 군인들이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서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알 아흘리의 팬클럽 관계자는 "경찰이 당시 상황을 본체만체 했다. 구급차 도착도 늦어 우리가 숨진 팬들을 직접 옮겼다"고 증언했다. 이어 "폭동이 일어난 뒤에도 경찰이 출입구를 열지 않아 알 아흘리 팬들이 경기장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훌리건끼리의 다툼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AFP는 "지난해 '아랍의 봄' 당시 시위 진압에 나섰던 경찰과 치안부대가 국민의 반감을 샀고, 정권 붕괴 후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서 "폭동 당시 진압명령 조차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이집트에서는 지난달 25일 민간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가 시위대에 발포하는 등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와 경찰이 '군부 주도의 안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유혈 사태를 방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이집트 의회 제1당인 무슬림 형제단 소속의 에삼 알-에리안 의원은 "이번 사건은 무바라크 전 정권의 잔당이 보낸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하다 쫓겨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잔당들이 민심을 흔들기 위해 이번 일을 계획했다는 주장이다. 시기도 절묘하다. 무바라크 축출 후 지난달 24일 국회(하원)가 처음 개회됐고, 29일은 시민혁명 1주기였다. ◇세계축구 경기장 참사 일지발생년도 장소(국가) 사망자 발생 원인2012년 포트사이드(이집트) 최소73명 관중난동2001년 아크라(가나) 120명 관중난동 2001년 요하네스버그(남아공) 43명 압사1996년 과테말라시티(과테말라) 78명 압사1989년 셰필드(잉글랜드) 95명 압사1988년 카트만두(네팔) 93명 압사1985년 브래포드(잉글랜드) 56명 화재 1982년 모스크바(러시아) 340명 압사 1971년 글래스고(스코틀랜드) 66명 경기장 붕괴1968년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150명 압사1964년 리마(페루) 318명 관중 난동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2.02.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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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보상’ 수요집회 1000회…정부 무관심 심각

‘일본은 사죄하라.’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피해보상 및 일본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며 1992년 1월8일 시작한 '수요집회'가 14일로 1000회를 맞았다. 약 20년이 흐르는 동안 생존자 234명 중 171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일본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를 철거해달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는 3000여명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강일출·길원옥·김복동·박옥선·김순옥 등 위안부 피해자 5명과 정치계 인사, 배우들이 참석했다. 김복동 피해자 할머니는 "일본대사는 이 늙은이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좁은 도로에 모여앉은 중·고등학교 학생은 할머니들의 피눈물 서린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체험학습을 나왔다는 문창중 서동은 (15)군은 "처음 왔지만 다음에 또 참가해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단에 선 연사들은 "할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일본인과 외국인도 참석해 일본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171명 세상 떠나…6년 뒤엔 생존자 없다 시간이 지날 수록 생존자의 수는 줄고 있다. 처음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4명. 이중 171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등져 현재 남은 생존자는 63명이다. 1000회 집회를 하루 앞둔 13일에도 김요지(87) 할머니가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평균 나이(86세)가 높아 생존자는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2006년 이후로 매년 10명 안팎의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고, 올해에만 16명이 별세했다. 이대로라면 6년 뒤에는 피해를 증언할 생존자는 남지 않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오늘 나온 할머니들은 그나마 건강한 편"이라며 "시간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건강하다’는 것도 부축없이 걷기 힘든 상태다. 이날 2시간 가량 진행된 집회에서 할머니들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성없는 일본 ‘평화비’ 철거하라?이날 집회에서는 평화비 제막식이 있었다. 정대협이 모금을 통해 일본대사관 앞에 세운 평화비는 작은 의자에 앉은 위안부 소녀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한복을 입고 무릎 위에 다소곳이 손을 모은 단발머리 소녀의 동상. 그 옆자리에 앉은 피해자 할머니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 동상에 대해 일본 정부는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을 비롯해 경기·경남·경북·전남 등 전국 9개 시도 30개 지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집회가 열렸다. 또 해외 8개국(일본·대만·필리핀·스코틀랜드·이탈리아·독일·캐나다·미국)에서도 위안부 할머니를 지지하고 일본의 반성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수요집회란1992년 1월 8일 시작했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때를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 낮 12시에 열렸다. 올해 3월 동일본 지진때에는 항의집회 대신 추모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볼 수 있는 보라색은 고귀함을 노란색은 연대를 뜻한다. 또 노랑나비는 할머니들의 영혼을 상징한다. 손예술 기자 [meister1@joongang.co.kr] 2011.12.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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